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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은 되고, 방탄소년단은 안 되는 것 [ST포커스]

기사입력 2018.11.09 15:51 최종수정 2018.11.09 17:29 크게
방탄소년단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스포츠투데이 김수영 기자] 일본 방송사 TV아사히가 그룹 방탄소년단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멤버 지민이 광복을 의미하는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다. 반면 일본 극우 논란에 휩싸인 걸그룹 아이즈원은 제재없이 자유롭게 활동 중이다. 아이즈원은 되는데 왜 방탄소년단은 안 되는 것일까.

방탄소년단은 9일 TV아사히 '뮤직 스테이션'(이하 '엠스테')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제작진의 일방적 통보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멤버 지민은 1년 전 한 다큐에서 '한국(Korea)', '우리의 역사(Out History)', '애국심(Patriotism)', 해방(Liberation)' 등의 영문이 적힌 셔츠를 입은 바 있다. 이 셔츠에는 광복을 맞은 한국인들이 만세를 부르고, 일본에 원자 폭탄이 터지는 사진도 함께 담겼다.

이 옷은 소속사와 지민이 직접 제작한 것이 아닌, 한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상품이다. 지민이 직접 구매를 한 것인지 정황이 확실치 않다. 하지만 일본 극우 세력들은 이를 방탄소년단의 '반일 활동'으로 해석했다. 5년 전 멤버 RM이 SNS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글을 남긴 것 역시 문제를 삼았다. 일본 내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커지자 극우 세력들의 반발이 심해졌고, 제작진이 부담을 느끼면서 하루 직전에 스케줄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소식을 접한 국내 네티즌은 반발하고 있다. 불과 하루 전 일정을 취소한 TV아사히 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된 티셔츠는 2초 밖에 등장하지 않지만 제작진은 방탄소년단 측에 착용 의도를 묻는 등 까다로운 모습을 보였다. 소속사의 해명에도 결국 갑작스럽게 스케줄을 비틀었다. 일본의 한 대표 극우 매체는 이를 '원폭 티셔츠'로 명명하며 방탄소년단에게 반일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했다.

일본 방송사의 태도 변화에는 높아진 K팝의 위상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 됐음을 의미한다. K팝에 대한 일본 내 팬덤은 여전히 충성도가 높고 방탄소년단에 대한 호감도 역시 논란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제작진이 스케줄을 취소했다는 건 일본의 방송사들이 젊은층을 파고든 K팝 열풍에 대한 경계에 들어서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K팝 선두주자인 방탄소년단에게 가장 먼저 칼날이 겨눠진 것이다.
아이즈원 / 사진=스포츠투데이 DB

반면 국내 상황은 어떠한가. 같은 이슈에 전혀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 아이즈원 얘기다.

Mnet '프로듀스48'을 통해 결성된 이들은 CJ E&M과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한성수 대표, 일본 걸그룹 AKB48의 제작자 아키모토 야스시가 손잡고 만든 그룹이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 투자, 제작해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아키모토 야스시의 전력이 문제다. 일본 극우를 대변해 왔다.

그는 일본의 제국주의를 찬양하는 교가를 만드는 등 우익 활동에 힘 써온 인물로 직접 제작한 AKB48 역시 비슷한 논란이 있다. 2006년 야스쿠니 신사에서 공연을 하면서 주변 국가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일부 멤버는 콘서트에서 욱일기가 달린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전력을 지닌 아키모토 야스시는 왜 한국인이 포함된 걸그룹을 제작한 것일까. 글로벌화 된 K팝의 인기에 편승하는 것이라는 비판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일부 한국 네티즌들은 문제 의식을 갖고 '아이즈원의 공영 방송 출연을 금지시켜 달라'는 국민 청원을 냈다. 9일인 현재 3만 7천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황. 그럼에도 아이즈원은 완전체로 한국의 공영 방송사인 KBS2 '뮤직뱅크'에 출연했고, 1위 트로피까지 품에 안았다. MBC, SBS에도 제약없이 출연하며 지상파 3사를 드나들고 있다. 이들을 만든 CJ E&M 계열사 출연이 자유로운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일본과 한국 방송사의 태도가 사뭇 다른 것이다.

최근 일본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을 하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안부 문제 역시 계속 부인하고 있다. TV아사히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시장을 점령하면서 '문화 외교'의 상징이 된 방탄소년단을 정치적 논란에 연루시키면서 한류 제재에 들어섰다. 그러나 일본 우익 논란과 깊은 관련이 있는 아이즈원에 대한 한국 방송사의 태도에는 어떤 문제 의식도 없어 보인다.

단 2초간 노출된 티셔츠가 문제가 된 방탄소년단과 우익 논란에도 1위까지 차지한 아이즈원. 이 온도 차를 만든 건 무엇이며,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 태생적으로 정체성 논란에서 자유롭기 힘든 아이즈원에 대한 냉정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김수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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