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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풍요로운 종합 선물세트 [무비뷰]
작성 : 2019년 06월 19일(수) 14:14 가+가-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리뷰 / 사진=영화 롱리브더킹 목포영웅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종합 선물세트란 말이 참으로 걸맞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다.

'범죄도시'로 평단을 휩쓴 강윤성 감독의 차기작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감독 강윤성·제작 영화사필름몬스터)은 우연한 사건으로 일약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김래원)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을 그린 영화이다.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작이 1억 뷰를 기록한 인기 웹툰이다.

강윤성 감독은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이 산만하고 만화적인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른다. 오히려 극적으로 살린다. 이를테면 용역 현장에 나간 조직 보스가 철거민들을 돕는 변호사로부터 뺨을 맞은 순간 첫눈에 반해 좋은 사람이 되고자 결심하는 사건의 발단부터가 얼마나 과장된 설정인가. 그러나 강윤성 감독의 특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발휘된다. 캐릭터의 살아 숨 쉬는 묘사로 현실감을 더하며 로맨스를 바탕으로 한 코믹, 액션, 정치 풍자까지 다채로운 장르를 버무리는 재주를 부리는 것이다.

아무리 과장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라도 스토리의 토대를 이룬 조직 보스 세출의 성장 과정은 탄탄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으며, 전체적인 균형이 잘 잡혀 있는 탓에 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장세출은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다. 그는 단순하지만, 한다면 하는 성미의 남자다. 단순한 캐릭터 설정임에도 은근한 '말 맛'을 녹여내 코믹함과 위트가 살아있는 인물로써 매력을 더한다. 또한 세출이 사랑에 빠져 여자를 지켜주고자 묵묵히 용역 현장에서 낚시를 하며 철거민들에 국밥을 돌리거나, 다시는 주먹을 쓰지 않겠노라 다짐하곤 이를 지키지 못하자 저 스스로 망치를 들고 오며 멋쩍어하는 모습, 노래방에서 감미로운 고백송을 부르는 모습 등은 이전까지 봐왔던 조폭 캐릭터와 결이 달라 흥미를 더한다.

초반 무기를 든 철거민들에 "돈 더 받으려고 이러는거 아녀. 니들이 깡패여"라고 외치던 그가 점차 불평등하게 내몰린 나약한 지역 주민들의 처절한 심경을 헤아리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사회의 정의를 체화하는 과정도 바람직하다. 온갖 불이익과 모순이 판치는 정치판을 뼈저리게 경험하며 "저, 장세출이. 국회로 보내주쇼"라고 눈물을 머금고 간절하게 외치는 모습은 그렇기에 진심에 와닿는다.

세출이 이토록 정의로운 낭만 조폭으로서의 매력을 떨친다면, 그와 대립을 이룬 최만수(최귀화)는 코믹화된 이미지로 극화돼 있음에도 그의 실질적 행위들은 비열하고 현실적인 정치판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거대 테마파크를 조성하려는 과개발 정치를 하면서도 시민을 위한 국회의원으로 포장돼 표심을 확실히 잡고 있는 2선 의원 최만수는 권모술수에 능할 뿐 아니라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위기상황을 모면하는 등 코믹함과 리얼함을 오간다. 영화는 이를 통해 코미디보다 더 코미디같은 대한민국 현실 정치에 대한 환멸을 유쾌하고 노련하게 비꼰다.

이처럼 '조직 보스'와 '2선 국회의원', 명백히 다른 두 축으로 나뉜 인물들 간의 대립과 실체는 그 자체로 모순과 역설의 풍자다. 정의로운 조폭이 악질 국회의원을 물리치고 진정한 민심을 얻게 되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판타지. 이를 만화적인 구성을 한껏 살려 재기발랄하게 표현하고, 극적인 현실 정치판을 주무대로 삼아 스토리 중심을 잡으며 리드미컬하게 풀어낸 영리한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이다.

사진=영화 롱리브더킹 목포영웅 스틸


무엇보다 모든 배우들이 다채롭게 극에서 조화를 이루며 생생한 현실감을 더하는 것이 볼거리다. 앞서 '범죄도시'에서도 동네 사람들의 행색과 삶의 공기까지 리얼하게 담아내며 모든 인물들을 살아 숨 쉬게 만든 강윤성 감독의 섬세하고 정교한 연출력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빛을 발한다.

장세출에 싸움 의리 심지어 외모까지 밀리며 자격지심을 불태우는 조광춘 역의 진선규는 미워할 수 없는 악당의 귀엽고 코믹한 면모를 불태운다. '돼지 3형제'는 어리숙한 비주얼만으로도 제 몫들을 다해낸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정치풍자 인기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시사자키 콤비의 놀라운 리얼리티다. 그들의 방송이 실제 유권자들을 움직이고 정치판을 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 또한 남다른 사실감을 전한다.

김래원은 코믹 멜로 액션 삼박자를 고루 소화하며 순정파 낭만 조폭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발휘한다. 그의 전작 '해바라기'가 남성 관객들의 낭만을 자극하며 남자들의 우상과도 같은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면,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 속 그의 우직한 순정과 진심은 남녀 관객을 모두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인생캐'라 해도 좋다. 몹시 '특별한' 카메오들의 출연도 반가움의 연속이다. 6월 19일 개봉.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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